경우수맥학술연구회


  김경우(2010-11-16 16:48:52, Hit : 2136, Vote : 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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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일기장

나의 일기장

  나는 군 입대 전인 1976년도에 한창 촐랑대고 다닐 때 그래도 가끔 일기를 쓰곤 했다 다방DJ를 보면서 데이트 하는 이야기도 있고 나의 하찮은 생각 등을 매일 쓰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생각이 나면 쓰곤 하던 일기장을 나의 방 책상 위 책꽂이에 보관하며 한번씩 고향집을 가면 꺼내 읽어보곤 하였다

  그렇게 쓴 일기장이 제법 많은 분량의 책 한권 분량으로 금전출납부에 일기가 적혀 있었다 일기 내용에 맞는 그림도 삽입하였고 예쁜 단풍도 붙여놓고 하여 애지중지 하였으나 내용이 좀 잡다하여 와이프에게는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또한 일기장 하단부에는 요사이 소위 말하는 금전출납 내용까지 적혀 있었으니 말이다

  예를 들면 영희와 나그네 다방에서 커피 두잔 260원   한일극장  영자의 전성시대 숙희와 함께 500원   XX X관 순자와 함께 1300원 등등 이렇게 세세히 적혀 있었으니 나 혼자 몰래 볼 수 밖에 없는 그러한 일기이다

  결혼하고 첫 딸을 낳고 한참을 지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 때 느닷없이 당신은 총각때 애인도 하나 없었나 하고 물으면 왜 없었어 많이 있었지 영희, 희숙이, 명숙이 경숙이, 윤경, 진희 등등 옛날 다방DJ를 할때 사귀던 여자친구의 이름을 줄줄이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울 마누라는 그것을 그냥 농담 삼아 들어며 웃기고 있네 당신같이 못난 사람이 무슨 애인이가 있었겠노 하면 아니면 말고 역시 당신은 못 속이 겠어 하고 웃어넘기곤 하였다(여자는 이렇게 어리석은 기라 ㅎㅎ 지 생각이 진짜인줄 알고........ 사실은 전부 내 애인 맞는디....ㅎㅎ)

  그런데 내가 영일군청 산림과에 전입하기 전 4주간 교육을 받았는데 경북도청 공무원교육원이 대구 산격동에 위치하는지라 나는 당시 고향집에서 교육을 받으러 다녔는데 혼자 시골에 있느니 마누라와 함께 고향집에 올라와 있었다

  내가 아침에 교육을 받으러 가고나면 자기혼자 심심하고 하니까 나의 방에 가서 이것 저것 보다가 그만 나의 일기장을 보고 말았다(남의 일기장 원래 보면 안되는것인데.....ㅎㅎㅎ)
우 잉! 이 사람이 평소 이야기하던 여자들의 이름이 일기장에 고스란이 다 나오는게 아닌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내가 그 짝이네 하고는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나중에 교육끝나거던 두고보자 하고 마음속으로 다짐을 하였던 모양이다 시집에서 부부싸움을 할 형편이 못되니 속이 부글부글 ....  

  하루는 교육을 받고 집에 오니 능청스럽게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오늘 집에 있는데 명숙이라는 왠 여자가 전화가 와서 당신 바꿔달라고 하던데 한다.... 그게 무슨 소리고 나는 그런 여자 모른다 하니까 정말이다 어머님 께 한번 물어봐라 한다 우잉 이게 무슨 소리가 그럴 일이 전혀 없는데... 나는 곰곰 생각했다 한참을 생각해봐도 전화가 올리도 없고 또한 우리 집 전화번호도 모른다는 생각이 미치자 이상하다 하고 한참을 생각하니 아이쿠 일기장 봤구나 하는 생각이 나의 뇌리를 빠르게 스쳐 지나간다...  야! 우리 와이프 보통내기가 아니네 완전히 한 수 위를 치고 있네

  교육이 끝나고 기계면 집으로 돌아가니 다짜 꼬짜 난리다 아니 당신 말이야 날 속이고 순진한척 하더니 얌전한 강아지 부뚜막 먼저 올라간다 하더니 완전히 그 짝이네 하며 뭐 여자가 하나라면 또 모르지만 한 둘도 아니고 완전히 바람둥이구만 왜 나한데 그런 이야기 안 했노? 하고 따지고 난리가 났다  나는 허허 웃으며 야 이 사람아 내가 이야기 안 하더나 그런데 당신이 안 믿어서 그렇치 그라고 봐라 내가 당신알고 바람 피웠나 만약 그렇다고 하면 내가 나쁜 놈이지 그러나 이것은 옛날 이야기 이데이 내가 애인 들고 다닐 때 당신은 초등학생 인 기라 무슨 소리 하노 알았나 했더니 (울 마눌 초등학교를 9살에 입학해서 1976년 내가 다방DJ 할때 초등 6학년....ㅋㅋ)

  눈물을 찔끔찔끔 흘리더니 곰곰 생각해보니 다 내 말이 맞으니 그라마 그 일기장 다음에 고향가거던 당장 태우거라 한다 그래서 나는 그만 응겁결에 알았다 라고 대답하고 말았다 나는 할 수 없이 그 다음에 고향에 가서 일기장 어디 숨길 데가 없나 하고 몇 군데를 찾아보다 아이고 마 그만 태워버리자 하고 다 지난일 생각하면 뭘하겠노 하고 소 여물 솥 아궁이에 넣어 태우고 말았다 그 일기장 지금 보면 정말 재미있을 건데..... 아깝다 아까워........ㅎㅎㅎ
  




면서기-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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